• 도검난무 MF 드림 (히젠 타다히로×로제타 코메트)
• 도검남사× 창작 츠쿠모가미
• 분기별 엔딩 중 하나(트루)
拝啓 배계:
최근의 근황을 알려 드립니다.
이전, 인간성이 증가할수록 정부에서의 제 필요성은 점차 감소 되었습니다. 주요 연구 인력이었던 전 이제 직명만 그럴싸한 일반 사원일 뿐이죠. 그렇다고 해서 저는 더는 필요 없는 구성원일까요?
분명, 이전이라면 스스로 임무를 종료하고 폐기되려 했겠지만, 이제는 그러지 않아요.
이곳이 아닌 다른, 도움이 되는 길을 찾을 거예요. 발견, 그것이 제 존재로서 가장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니까요.
오래전부터 생각하던 일을 마침내 시작하면서, 몇 번의 망설임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탁상공론보다는 이편이 맞는다고, 오랜 시간 동안 제 여행에 기꺼이 동반해준 그가 말해준 것이 생각나서, 좀 더 해볼까 싶습니다. 당신도 그도, 다음에는 정부직원으로서가 아닌, 한 자루의 검과….
로제타는 커피를 한 번 들이키고 메일 전송 버튼을 클릭했다.
“동소체 중에 한 자루가 걸릴 확률은 꽤 희박하지 않나….”
그리 중얼거리며 마지막 남은 제 짐을 챙기고, 혼자 남을 방에 작별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로제타 양이 일을 그만두고 나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싶었는데 말이지.”
“쵸우손.”
반가운 얼굴이었다. 로제타가 일을 그만둔 직후, 쵸우손은 그로부터 몇 달 뒤 메일 한 건을 수신했다. 그의 진심이 담긴 말을 보고, 최대한 바로 로제타를 찾아온 것이었다.
“커피로 괜찮을까?”
“기쁘게 들겠습니다.”
둘은 테이블에 앉아 일상부터 근황, 실없는 시시콜콜한 얘기까지 못 만났던 만큼 늘어놓았다.
“…네가 있어서 즐거운 연구였는데 말이야. 조금은 서운하네. 네 이직 소식을 들은 히젠 군은 의외로 말이 없던데.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
“그건 유감이에요. 하지만 타다히로에겐 제가 일을 그만두는 건 꽤 희소식인걸요. 그리고… 이미 알고 있었으리라 생각해요.”
“호오, 그렇군.”
“그 누구보다 제가 일을 그만두길 원했던 사람이에요. 이직하느라 잠시 따로 살게 되었지만, 별로 개의치 않는 거 같아요.”
“하하, 그거 다행이네. 히젠 군이 혼자 토라질까 걱정했었는데. 그러고 보니, 초기도 군과는 잘 해내고 있니?”
“네. 아마 제 생각에는, 타다히로가 손을 쓴 거 같아요.”
“그럴 수밖에. 우리가 모이는 걸 내심 기대하는 걸지도 몰라.”
“후후, 그러네요. 분큐토사번 특명조사,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이제 가봐야겠어요.”
“그래, 로제타 양. 언제든지 연락하렴.”
“네, 그럴게요.”
“주인!”
“요시유키, 기다리고 있었던 건가요? 먼저 돌아가도 괜찮았는데요.”
“에이, 별 거 아니여. 그렇게 오래 기다린 것도 아니구.”
“그래도 미안해요. 어서 돌아가죠.”
“그런데 말여, 누구랑 얘기했길래 그랗게 밝은 표정인거여?”
로제타는 무츠노카미의 질문에 웃음으로 답을 대신했다. 그가 궁금해하며 ‘뉘긴데 그려? 엉?’ 라고 로제타를 부추겼으나, 그저 다시 만나기 전에는 알려줄 수 없다고 할 뿐이었다.
***
풀벌레와 매미 소리가 귓전을 세게 때리고 있었다. 눈을 슬며시 뜨면 떠오른 것들은 지난날들의 기록을 엮어 비춘 꿈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 사람을 너무 닮아버린 탓이다. 라며 로제타는 괜히 연인의 책임으로 돌렸다. 마룻바닥에서 일어나면 주위는 검들의 떠들썩한 소리로 차 있었다.
‘아, 눈이 시리도록 새파란….’
응달진 곳에서 햇빛을 피하며 보는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이 사니와의 마음을 더욱 아리게 했다.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하늘에 넋이 나가 있으니,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리며 자신을 부르는 것이었다.
“스푸트니크.”
“…….”
“그리운 거냐, 예전 삶이.”
“…타다히로.”
내번복 차림으로 성큼성큼 걸으며, 이제는 직장 동료가 아닌 주인이자 짝인 그에게로 다가가는 히젠이었다. 그는 ‘스푸트니크’를 부드럽게 껴안고, 향수를 느끼는 듯한 주인을 달래주듯 등을 몇 번 토닥였다. 아무도 없는, 마당 한쪽에 두 츠쿠모가미는 시선을 맞추곤 서로의 체온을 공유했다. 숨을 나누는 그 순간에도 주인의 감정이 가라앉아있다는 것을 눈치챈 히젠은 그의 손을 잡고 제게로 가까이 들어 올려 손등에 입을 맞추며 위로하는 것이었다. 사니와는 그에 조금씩 입을 열었다.
“조금은요.”
“… 그렇냐.”
“아주, 아주 가끔씩 말이죠. 살아있는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는 그 외롭고도 찬란한 곳이 보고 싶어져요.”
“가고 싶어?”
“그렇다, 아니다로 하면… 가고 싶어요.”
“잠시 다녀오면 되는 거 아닌가?”
“끝없는 들판이나 마찬가지인 곳이에요. 적어도 몇 년은 걸릴 거예요.”
“응.”
“돌아올 집이 있다는 건 기쁘지만 말이죠, 타다히로를 비롯한 소중한 이들을 몇십 년 씩 기다리게 하고 싶지는 않아요.”
“…….”
“의미 있는 곳이지만, 전 지금 당신과 함께 이 땅 위에서 살아가는 게 더 중요해요.”
“그런가.”
“… 나중에, 단둘이 남는다면. 그때는.”
그때는 둘이서 끝없는 여행을 하죠.
히젠은 사니와의 말에 숙였던 고개를 들며 그의 얼굴을 보았다. 예전이나 다름없는, 순수하고도 빛나는 눈이 자신을 향해 있었다.
너는, 예나 지금이나 훨씬 밝은 빛을 내는구나.
히젠은 그리 중얼거리며 눈을 감았다. 스푸트니크는 따뜻하고도 부드러운 느낌이었다.
가끔 생각해요
공기 한 줌도 없고
새까맣지만
찬란한 빛들이 날 기다리는 그곳을
수많은 내가 존재하던 진공 공간을
집에서는 볼 수 없는
비가역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그곳을
내 두 번째 고향
당신과 함께할 내 마지막 종착지
코스모스(大宇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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