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망소재, 도파 및 도신 훼손 요소
• 도검난무 MF 드림(히젠 타다히로×로제타 코메트)
• 도검남사×창작 츠쿠모가미(not 사니와)
• 정사가 아닌 분기점 엔딩
• 제 3자의 시점
그날 이후 로제타 코메트는 확실히 달라졌다, 감사관 이치몬지 노리무네는 그리 단언했다.
몇달 전, 정부 소속 히젠 타다히로 한 자루가 임무에서 도파되었고, 그로부터 이틀 뒤에 파괴 확정을 선고받은 이후로. 당시 로제타는 히젠 타다히로의 도파에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 다만, 히젠 타다히로의 부러진 도신이 폐기장에 들어가는 건 내키지 않았는지 회수된 것들을 모두 챙기고 돌아갔다. 그 후로 그녀는 모든 출장 임무를 거부하고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
‘뭐, 둘 사이가 워낙 각별했으니 당연한 일이라면 그리하겠지.’
노리무네는 부채를 접고는 마저 서류 작업에 돌아가려 했으나, 같이 일하던 이들 중 한 남사가 같은 주제를 화제로 꺼냈다.
“그 탐사선은 아직도 얼굴을 비추지 않는다던데.”
“동료의 도파가 꽤 충격이었을 수도 있지. 아니, 그렇게까진 아닌가?”
“평소에도 워낙 기계적인 사람이니….”
“크흠.”
“…….”
“당사자들이 없는 자리에서 얘기하는 건 무례가 아닌가? 우리가 떠들어 봤자 나오는 건 없다만, 우하하하.”
노리무네는 떠들썩거리는 시답잖은 말들을 잘라냈다. 원래도 특이성 때문에 말이 많은 꼬마였지만 더 많아지는군. 노리무네는 그리 생각하며 업무에 들어갔다.
***
그 이후로도 로제타는 모습을 비추지 않았다. 어느 날은 그녀가 걱정되었던 이치몬지 노리무네가 방에 찾아가 문을 두드려봤지만, 안에서는 어떤 소리도 새어나오지 않았다.
‘일을 그만뒀을 수도 있나. 하지만 그러기엔 방을 빼진 않았고…. 좀 더 기다려보는 게 좋겠군. 분명 곁에 누가 있었다면 분명 오지랖이 심하다는 둥 잔소리를 들을 게 뻔한 상황이구만. 뭐, 사사로운 정에 움직이는 게 꼭 나쁜 건만은 아니니 괜찮지 않나, 로제타 꼬마여.’
5분이 지나고 이치몬지 노리무네는 마지막으로 노크했다. 이번에도 나오지 않는다면 정말 발길을 뜰 생각이었으나, 문고리를 돌리는 소리가 들렸다.
“…당신이었군요, 이치몬지 노리무네.”
“아아. 그래, 그래. 잘 지냈나? 로제타 꼬마야…”
“늦은 대응에 사과드립니다. 드디어 성과를 냈기에.”
이치몬지 노리무네의 눈앞에 비친 건 이전의 보랏빛을 내면서도 새파란, 오묘한 색상의 눈동자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누군가를, 그렇다. 저건 히젠 타다히로의 색이다. 가운은 이전과는 달리 하오리의 형태를 띠고 있었고, 깔끔했던 원단은 보이지 않고 밑단이 찢어졌는지 누더기가 되어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허리춤에는 히젠 타다히로가 있었다. 로제타 코메트는 한 손으로는 검자루를 소중히 쥐며 감사관을 반겼다.
“그동안 제가 어떠한 반응도 없어서, 직접 찾아오신 거였군요. 저는, 몇 달간 연구했답니다.”
“… 그 모습은.”
“네, 그 성과입니다. 그의 외양적 특징을 잘 흡수하고 있지 않습니까? 제 원래 모습이 조금 깎여나갔지만, 이건 그다지 중요한 사안은 아니기에.”
“어떻게 그 모습이 될 수 있었나? 히젠 타다히로의 본체를 어찌했느냐는 질문이네.”
노리무네는 로제타의 변화에 경계하며 발도 준비를 하려 했다. 심히 달라진 그녀가 어떤 태도로 나올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모습 말이죠.”
로제타는 이치몬지 노리무네를 이끌고 커튼을 젖혔다. 수 많은 탐사선들이 작동음을 내며 합창하는 와중, 노리무네의 시선에 유독 재질이 다른 부품이 띄었다.
“…설마.”
“이제는 제 본능을 눈속임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이곳을 떠나기 싫었고, 그가 없는 곳이라면 더더욱 요청을 반려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가 절 작동하게 하는…. 즉 제 일부가 된다면 얘기는 달라지죠. 타다히로도, 저도, 같이 떠날 수 있습니다… 어디든지 말이죠.”
“꼬마야, 기어이 히젠 타다히로를 녹인 게냐?”
“그는 이제는 작동하지 않습니다. 저는 없는 무덤을 찾아 배회하고 싶지 않고, 잔해만 보며 살아가는 것은 더더욱 원하지 않습니다. 저는, 탐사선입니다. 꾸준히 발전하고 탐구하여 정부에 성과를 내야 합니다.”
쏟아지는 로제타의 말에 노리무네는 듣다 안되겠다 싶어 경고의 의미로 발도 하며 그녀의 목에 날을 댔다.
“꼬마야, 네가 일을 치고 말았구나. 거기서 더 나가면 히젠 꼬마에게도 못할 짓이다. 알고 있느냐?”
“…….”
로제타는 어떤 표정도 짓지 않았다. 아니, 그런 기능이 없어서 못했다는 것에 가까웠다. 노리무네는 그런 그녀가 안타까우면서도, 잘못된 방향으로 향하는 것에 대해 질책했다.
“이것이, 제 최선입니다.”
그녀는 그리 결론 내렸다. 칼날이 제 목을 겨눠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선은 지키려무나.”
사적감정이 노리무네를 끌어당겼고, 이에 그는 칼을 내려놓았다. 로제타를 보지 않은 채 방을 떠나고, 문은 조용히 닫혔다.
“타다히로….”
이제는 거울을 봐야 찾을 수 있는 그를 더듬으며 로제타는 바닥에 주저앉아 탐사선을 끌어안았다.
“무엇이 올바른 답이었나요? 응답해주세요.”
로제타의 메모리 파일 속 기록된 그의 음성이 체내에서 울러 퍼졌다.
“저는, 저는…. 당신을—”
검은 태양이 탐사선을 포옹하고, 로제타는 그때와 같은 따스함을 느낀다.
'TouRaBu > 히젠코멧'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나의 우상에게 (0) | 2024.03.31 |
|---|---|
| 살로메(+17) (0) | 2024.03.29 |
| End. 코스모스(大宇宙) (0) | 2024.03.20 |
| End. 초신성(超新星) (0) | 2024.03.10 |
| -- 번째의 당신에게 (0) | 2024.02.22 |